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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 믿음이라 불리는 고급진 정신의 취향, 종교!

제가 머무는 정명사가 위치해 있는 뉴욕의 퀸즈(Queens)는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함께 모여살고, 가장 많은 언어가 쓰이는 곳이며, 가장 많은 종교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라 합니다. 한국어를 포함한 800여 가지의 언어가 사용이 되고 있다 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민자들 사이에“너 어느 나라에서 왔어?”라를 질문은 대화의 자연스러운 시작이기도 하고요. 퀸즈를 비롯하여 맨해튼, 브루클린, 브롱스, 스태튼 아일랜드를 포함하는 뉴욕에는 아마도 세상의 모든 인종과 언어, 종교를 한데 모아 놓은 곳이라 해도 그리 과장은 아닐 듯합니다.

1. 믿음, 문화와 환경의 유산

종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힘든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 같은 것이고, 그러다 보니 이민자들은 고단한 타향살이 중에도 종교적 믿음을 지속합니다. 사원, 성당, 교회, 사찰 등등 각각의 다양한 종교적 성소는 고향을 떠난 삶의 구심점이 되고, 이민자들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자식들에게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전달하려 노력하지요. 그러나 부모의 바람과는 다르게 영어를 모국어로 미국 문화를 마시고 자란 자식들에게 종교의 유산은 전처럼 쉬이 전달되지 않고, 이로 인해 겪는 가족 간의 갈등은 미국 사회에서 자주 보는 세대 간의 풍경입니다.

이처럼 항상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문화와 언어는 한 종교가 사는 터전 같은 것으로, 개인의 종교적 믿음은 그가 태어나고 자라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언어와 문화가 동질한 사회에서 개인의 종교적 믿음은 곧 그 사회 전체 구성원의 믿음과 같고, 부모의 종교적 믿음은 유산처럼 자식을 통해 이어집니다.

환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라난 한 개인의 종교적 믿음은 변하지 않고 평생을 가기도 하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믿음은 사라지거나 혹은 다른 것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뉴욕처럼 다양한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에서, 개인은 다양한 종교를 접할 기회를 가지고 여러 종교적 체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종교적 믿음을 찾기도 합니다. 과학과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 종교는 필수가 아닌 삶의 선택의 문제로 많은 사람들은 특정한 믿음을 갖지 않고 살아갑니다.

2. 믿음, 경험과 배움으로 이루어진 취향의 선택

이처럼 믿음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것의 변화를 통해 보면, 현대인의 삶에 종교는 취향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왜 커피보다는 차를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 힘이 들듯, 취향은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개인의 선호입니다. 삶 가운데 무수한 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일을 결정하고, 여러 선택의 결과가 합해져 삶의 모양이 정해집니다.

보통 어릴 때 먹고 자란 음식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취향은 자신이 나고 자란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지요. 문화는 삶의 방식으로 개인의 취향이 되고, 이것은 고치지 힘든 습관처럼 잘 변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한국 사람이 처음 외국에 나가 김치 없이 밥을 먹기 힘든 것이 그 예일 테지요.

하지만 그렇게 습관적으로 형성된 취향은 삶의 여러 경험과 배움을 통해 변하기도 하지요. 여행을 통해 다양한 음식을 접한 사람에게 한국 음식은 여전히 맛있고 손이 자주 가는 음식이지만, 최고는 아니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3. 타인의 취향

서로 다른 인생의 경로를 거치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그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취향이 함께 공존하는 곳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취향을 권유하고 권유받습니다. 먹기 싫은 음식을 강요하여 남의 입에 밀어 넣는 것이 폭력인 것처럼, 인간성의 존중이란 결국 타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며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입니다. 나의 취향이 존중받길 원하듯, 남 또한 그들의 취향이 존중되길 원합니다.

처음 환경을 통해 형성된 개인의 취향이 살면서 갖는 경험과 교육을 통해 변할 수 있듯, 종교의 믿음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라나다 훗날 개인의 경험과 배움을 통해 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회에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듯, 세상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며, 취향처럼 사람은 자신의 믿는 종교를 남에게 권유하고 혹은 권유를 받습니다. 취향의 억압적 강요가 폭력이 되는 것처럼, 자신의 종교를 남에게 억지스럽게 강요하는 것은 분명 폭력일 테지요.

종교를 취향이라 얘기하면 그것이 인간의 삶에 주는 무게를 생각할 때 너무 경솔한 표현이라 얘기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믿음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에게 종교가 취향이란 말은 가당치 않은 말일 테지요. 하지만 취향은 개인이 살아가는 존재의 방식이 표현이고,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해하지 않는 한에서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 커피를 혹은 차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좋아하는 취향과 기호는 그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충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것일입니다. 세상에서 종교와 관련하여 일어나는 억압, 전쟁, 폭력 등을 볼 때면, 스스로에 믿음에 너무 심각한 많은 사람들이 종교가 고급진 정신적 취향임을 알아 스스로의 믿음을 대하는 태도가 좀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믿음으로 인한 세상의 다툼과 갈등이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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